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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맞춤법에는 3항으로 이루어진 총칙이 존재한다. 제1항 한글 맞춤법은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를테면 '꽃'이라는 단어는 '꽃이[꼬치]', '꽃을[꼬츨]', '꽃만[꼰만]'과 같이 쓰이는 환경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 만약 의미가 같은 하나의 말을 여러 가지 형태로 적으면 그것이 무슨 말인지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의미가 같은 하나의 말은 형태를 하나로 고정하여 일관되게 적는다. 제2항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국어에서 단어는 독립적으로 쓰이는 말의 최소 단위이다. 독립적으로 쓰일 수 있다면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다. 조사, 어미, 접사는 단독으로 쓰이지 못하므로 체언이나 용언의 어간 등과 결합하여 붙여 쓴다. 제3항 외래어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는다. 외래어는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말이므로 원어의 언어적인 특징을 고려해서 적어야 한다. 한글 맞춤법은 이 규칙에 따라 음성 언어인 표준어를 표음 문자인 한글로 올바르게 적는 방법이다.
이 글의 제목인 '외않됀데?'는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맞춤법을 포함하고 있다. 네 글자 모두 소리대로 적었지만 어법에 맞지 않게 적혀있다. 또한 단어와 단어 사이의 띄어쓰기가 지켜지지 않았다. 각각 한글 맞춤법 총칙의 제1항과 제2항에 어긋나는 오류이다. 제1항에 관한 오류는 한 번 교정하면 그 후로 반복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문장 속 단어들의 상관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띄어쓰기에 관한 오류는 매번 새로울 수 있다. 이를테면 문장에서 쓰이는 단어의 의미에 따라 단어의 품사가 바뀌어 띄어쓰기도 바뀌는 경우가 있다. 또한 단어의 품사로 보았을 때 띄어 씀이 원칙일지라도 합성어로 인정된 단어는 붙여 써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띄어쓰기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완벽하게 지키기 어렵다.
한글의 띄어쓰기는 항상 원칙대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띄어쓰기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글을 읽는 이가 의미를 바르고 빠르게 파악하게 하는 것이다. 한글 맞춤법 제46항은 '단음절로 된 단어가 연이어 나타날 적에는 붙여 쓸 수 있다'로 제정되어 있다. 이를테면 '좀 더 큰 이 새 차'는 모두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좀더 큰 이 새차'로 쓰는 것을 허용한다. 제47항의 '보조 용언은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붙여 씀도 허용한다'를 보면 '불이 꺼져 간다'를 '불이 꺼져간다'로 쓰는 것을 허용함을 알 수 있다. 제50항에서는 '상대성이론', '후천면역결핍증'과 같은 전문 용어의 붙여쓰기를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글은 글을 읽는 사람을 생각하여 붙여 씀을 유연하게 허용하고 있다.
맞춤법이 완벽히 지켜지지 않은 글도 앞뒤 문맥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모바일 메신저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맞춤법에서 벗어난 편한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런 글을 읽는 데도 익숙해졌다. 하지만 맞춤법은 사람들의 골치를 썩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맞춤법은 글을 통한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만들어졌고 항상 읽는 사람을 생각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맞춤법은 우리가 글을 통해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배려이다. 맞춤법이 지나치게 어긋난 글은 진정성마저 떨어져 보이기 마련이다. 혹은 소중한 사람에게, 혹은 대중에게 글을 써야 하는 일이 생긴다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을 것이다. 단순히 아는 체를 하기 위함이 아닌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목적으로 맞춤법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참고 문헌
[1] 한글 맞춤법, 문화체육관광부, http://kornorms.korean.go.kr/regltn/regltnView.do#a